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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법문 모음

일타스님─ 잡기에 빠진 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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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극락사 댓글 0건 조회 1,888회 작성일 14-06-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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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에 빠진 과보

옛날 인도 땅에 법증(法增)이라는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비심과 덕이 높을 뿐만 아니라
법을 잘 구사하고 정치를 잘 하였으므로
나라 안은 아무런 사건도 없이 평화롭기만 하였습니다.
백성들 또한 임금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 역사상 이렇게 훌륭한 임금은 일찍이 없었다.
자비심이 많고 덕이 높아 사방의 작은 나라들이 서로
다투어 귀의해 오니 이렇게 훌륭한 임금님을 모시고 사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하다."

이렇게 나라가 태평하고 평화롭다 보니
나름대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백성들이 안일에 빠져 놀이와 오락에
심취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근심한 법증왕은 백성들에게
인륜 도덕을 강조하고 부지런히 일하도록 격려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미 놀이와 향락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법증왕 자신도 장기나 바둑 같은 것을 즐기는
편이었으므로 심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법을 어긴 범인 한 사람이 잡혀 왔습니다.
대신들이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밖에 법을 어긴 범인이 잡혀 와 있습니다.
어찌 처벌을 할 지 하명해 주시옵소서."
마침 바둑에 열중해 있던 왕은 그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한 채 바둑판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상대방의 바둑을 잡기 위해 바둑돌을 놓으며 소리쳤습니다.

"죽여라."

법증왕은 상대방의 돌을 잡았다는 뜻으로 말한 것인데
대신은 범인을 죽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대신들은 왕명에 따라 큰 죄인도 아닌 사람을
그만 처형하고 말았습니다.
바둑을 끝낸 법증왕은 대신들에게 물었습니다.

"그 죄인은 지금 어디 있는가?"

"국법에 따라 다스렸습니다.
이미 죽인 지 한참 되었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털썩 주저앉아
한참 동안을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왕은 이 일로 깊은 죄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더니
마침내 왕위를 버리고 산에 들어가 수행하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명을 마치고 죽어서는 마갈어(摩竭魚)라는
고래처럼 큰 바다 고기가 되었는데,
몸에 나쁜 벌레들이 붙어서 살을 뜯어먹으며
살았으므로 몸이 가려워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유리나 돌이 많은 바위에 몸을 비벼
벌레들을 죽여야 했기 때문에 사방 백 리가
피바다로 변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이렇게 살생을 많이 한 죄로 마갈어는
죽은 뒤 다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ㅡ 일타스님의 이야기 법문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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