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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법문 모음

종범스님─ 끝없는 향기, 보은의 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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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극락사 댓글 0건 조회 2,090회 작성일 14-06-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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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향기, 보은의 보시***

자비보시의 공덕과 기쁨 신라의 모량리에서 살던 경조(慶祖)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는 아이를 낳았는데 머리가 크고 정수리가 평평하여 성과 같았다. 그래서 아이의 이름을 큰 성이라는 뜻으로 대성(大城)이라 하였다. 대성은 집이 가난하여 생활할 수 없었다. 부자인 복안의 집에 가서 품을 팔아서 받은 약간의 밭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때 어떤 스님이 흥륜사에서 법회를 열기 위해 복안의 집에 이르러 보시할 것을 권했다. 복안의 집에서는 면포 50필을 보시했다. 그 스님은 복을 빌어주는 축원을 했다. “불자가 보시를 좋아하니, 천신이 항상 보살핀다. 하나를 보시하면 만 배를 얻으니, 안락하고 장수한다.” 대성이 축원을 듣고 급히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제가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하나를 보시하면 만 배를 얻는다고 합니다. 생각하니 저는 전생에 선업의 공덕이 부족하여 지금 곤궁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이제 또 보시하지 않으면 내세에 더욱 가난할 것입니다. 제가 품을 팔아서 얻은 밭을 법회에 보시해서 후일의 좋은 보답을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머니도 좋다고 하여 밭을 보시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성은 세상을 떠났다. 이날 밤, 나라의 재상으로 있는 김문량(金文亮)의 집에 하늘에서 들려주는 외침의 소리가 있었다. “모량리에 살던 대성이가 너의 집에 태어날 것이다.” 김문량의 집에서는 매우 놀라서 사람을 시켜 모량리를 조사하게 했다. 조사해 보니 대성이 죽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늘에서 외침의 소리가 있던 그날이었다. 그후 김문량의 아내는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왼 손을 꼭 쥔 채로 펴지 않더니 7일만에야 폈다. 손바닥에는 ‘대성’이라 쓰여진 금빛의 두 글자가 있었다. 그래서 또 이름을 대성이라 했다. 모량리의 어머니도 모셔다가 함께 보양했다. 대성은 성장하면서 사냥을 좋아했다. 하루는 토함산에 올라가서 곰 한 마리를 잡고 그날 밤 산 밑의 마을에서 유숙했다. 밤에 꿈을 꾸었는데 곰이 귀신으로 변해서 원망하는 말로 말했다. “어째서 네가 나를 죽였느냐? 내가 너를 잡아먹으리라.” 대성이 두려워서 용서해 달라고 간청하니 귀신이 말했다. “그럼 네가 나를 위해서 사찰을 세워주겠느냐?” 대성은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꿈에서 깨어보니 땀이 흥건히 나서 자리를 적시었다. 그 후로 사냥을 하지 않고 곰을 위해서 곰을 잡은 자리에 장수사(長壽寺)를 지었다. 그로 인해서 마음에 감동되는 바가 있어서 자비심과 원력심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했으며, 전생의 어머니를 위해서 석불사(석굴암)를 창건했다. 대성은 신림(神琳)·표훈(表訓) 두 성사(聖師)를 청해서 거주하게 하였다. 아름답고 큰 불상을 모셔서 부모의 은혜에 보답했다. 한 몸으로 전생과 현생의 부모에게 효도를 한 것은 옛날에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착한 마음으로 보시한 공덕을 어찌 믿지 않겠는가? 석불을 조성하여 모시려고 커다란 돌을 다듬어서 덮개돌을 만드는데 갑자기 돌이 세 조각으로 갈라졌다. 대성이 충격을 받고 낙담하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밤중에 천신이 내려와서 다 만들어 놓고 돌아갔다. 대성은 잠이 깨어 일어나 남쪽 산마루로 급히 달려가서 향을 사르고 천신에게 공양했다. 그래서 그곳을 향령(香嶺)이라 했다. 불국사에는 높은 계단과 석탑이 있는데 돌과 나무에 조각한 공력이 신라 수도의 여러 절 중에서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이상의 이야기는 [삼국유사]제5권, ‘대성 효 2세 부모’의 조항에 수록된 내용이다. 오늘의 불국사와 석굴암은 국가에서 지정한 우수한 문화재일 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석불상·석탑·석조물 등은 보는 사람마다 감탄하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러나 이런 외형으로 나타난 조각상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대성의 보시에 관련한 깊은 가르침이다. 보시란 무엇인가? 보시하는 사람은 천신이 항상 보살피고, 하나를 보시하면 만 배를 얻으며, 안락하고 장수한다고 했다. 대성은 이와 같은 법문을 듣고 신심을 내어 실행했다. 그 결과로 새로운 태어남을 맞이해서 전생의 어머니와 금생의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효행을 하였다. 사냥을 통해서 인과를 더욱 사무치게 체험했고 천신의 도움을 받아 후세에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는 불사를 이루었다. 보시의 선행은 이렇게 불가사의한 공덕이 있다. 보시의 공덕은 시방과 삼세에 통하지 않는 데가 없다. 신라의 모량리에서 가난하고 힘들게 살던 ‘대성’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보시를 실천하여 온 세계에 길이 아름다움을 전하는 주인공이 되었다. 돈독한 신념으로 실행하는 보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끝없는 향기이다. -중앙승가대학 총장 종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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